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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의 근간, 법가사상

by 까리스마 2024. 8. 13.

법치, 법가의 원조라고 평가 받는 '상앙'이라는 중국 전국시대 사람이 있다. 

상앙은 법치를 실현하는 구체적인 방법으로 

상을 통일시키는 '일상'

형벌을 통일 시키는 '일형'

교화를 통일시키는 '일교'

를 제시하고 있다. 

이 내용은 상앙이 죽은 뒤 후대에 편집된 책 「상군서」의 '상형'편 나오는 이야기다. 

원문은 다음과 같다. 

성인이 국가를 다스릴 때는 상을 통일시키고, 형벌을 통일시키고, 교화를 통일시킨다.
상을 통일시키면 군대는 천하무적이 되고, 형벌을 통일시키면 명령이 시행되고, 교화를 통일시키면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따른다.
명확한 상은 재물을 소모하지 않고, 명확한 형벌은 사람을 죽이지 않으며, 명확한 교화는 백성들의 풍속을 억지로 바꾸지 않아도 백성들은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알고, 국가에는 기이한 풍속이 없게 된다.
명확한 상이 더욱 발전하면 상이 필요 없게 되고, 명확한 형벌이 더욱 발전하면 형벌이 필요 없게 되며,
명확한 교화가 더욱 발전하면 교화가 필요 없게 된다. 
상을 통일시킨다는 것은 이익, 녹봉, 관직, 작위 등을 오로지 군공에 따라 수여하고, 달리 시행하지 않는 것이다. 
형벌을 통일시킨다는 것은 형벌을 시행함에 있어 신분의 격차를 따지지 않는 것이다. 
교화를 통일한다는 것은 견식이 풍부하고, 언변이 능하고 지혜롭고, 성실하고 청렴하며, 예악에 정통하며, 수양과 덕행을 갖추고, 붕당을 결성하고, 명성에 의하여 청탁하는 사람들은 그러한 것 때문에 부귀해 질 수 없고, 그러한 것 때문에 형벌을 평판할 수 없으며, 독자적으로 사사로운 의론을 세워서 군주에게 진술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색칠한 부분이다. 

'명확한 상이 더욱 발전하면 상이 필요없게 되고,

명확한 형벌이 더욱 발전하면 형벌이 필요 없게 되며,

명확한 교화가 더욱 발전하면 교화가 필요 없게 된다.'

 

이 내용은 2가지로 해석이 가능할 것 같다. 

첫째, '예측가능성'의 측면이다. 

흔히 주식시장에서 가장 싫어하는 것, 

비단 주식시장뿐만 아니라 사실상 모든 일에 있어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무엇일까? 

바로 '불확실성'이다.

좋으면 좋고, 나쁘면 나쁜 것이 낫지, 좋을지 나쁠지 알 수 없는 상황을 인간은 가장 싫어한다. 

단순하게 보면, 알 수 없다는 것은 여러가지 시나리오에 대해 준비해야 하고, 그러면 내가 할 일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게다가 결과적으로는 준비했던 시나리오대로 안될 수도 있는 것이고..

 

일전에 다루었던 책 <일의 원칙>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경영관련 명언이 있다. 
작가가  예시로 든 모범적 경영을 하는 중소기업의 모토인데 다음과 같다. 

 

예측이 가능하고, 계획한대로 이룬다.

 

 

명확하다는 것은 곧 예측이 가능하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명확한 기준이 있으면, 우리는 그것만 지키면 어떤 결과에 다다를지 미리 알 수 있고, 

미리 알 수 있으면 지금 내가 어떻게 해야 할 지 판단이 선다.

그래서 종국에는 상도, 벌도, 교육도 필요 없는 상태가 된다. 

 

둘째, '체화'의 측면이다. 

사실 이 내용은 조직문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축약한 것이다. 

몰론, 중국 고대 철학 특유의 과장, 이상적인 부분이 있지만, 

이는 마치, 억지로라도 무언가를 매일같이 반복하면 그것이 습관이 되고 '체화'가 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상을 받기 위해, 벌을 안 받기 위해, 교육을 이수하기 위해 부단히 오랜기간 노력하다보면

나중에는 몸에 배어서 그러한 것들이 없더라도 계속 하게 된다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이는 기본적으로 법가가 인간을 바라보는 관점, 즉 '호리오해(이익은 좋아하고, 불이익은 싫어하는)'의 존재라고 보기 때문에 가능한 논리이다. 

또한, 인간은 예측가능한 것을 좋아하고, 불확실한 것을 싫어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가능한 논리이다. 

거기에 더해 그 상과 벌이 결정되는 매커니즘이 단 하나의 예외도 없이 원칙과 기준에 의해 기계적으로 돌아간다면 상을 향한 행동, 벌을 회피하려는 행동은 더욱 강화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메커니즘이 충분한 시간 동안 작동하면 궁극적으로 그것이 없어도 이미 체화되어 버렸기 때문에 있던 때와 똑같이 행동하고 사회는 돌아간다는 것이다. 

 

불과 몇년 사이에 

상벌의 원칙과 기준이 무너지고, 

그로 인해 조직의 활력이 사라지고, 시스템이 과거로 퇴행하는 모습을 목도하며 

다시금 꺼내 본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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